황정환 기자 junghwan@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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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에 사는 초등학생 조카는 학습지를 3개 합니다.

그럼 자연스레 학습지 교사도 3명이어야 하는데, 아니였습니다.

1인 3역.

여동생이 말한, 우리가 흔히 빨간펜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분들은 초등학생 국영수 뿐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한자까지 가르친다고 합니다.

어떻게 가능할까 싶었지만, 실제 그런 종합학원 선생님들이 수두룩하다고 합니다.

시쳇말로 '와 그럼 떼돈 벌겠다'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평균 월급 170만원.

하루 12 가구를 방문해서 번 돈이라고 하기엔 턱없이 적습니다.

최저 시급에 못 미친다는 표현이 더 적확할 듯 합니다.

당시 학습지 교사는 10만명이고, 이중 약 9만명 이상이 여동생 조카 선생님 처럼 대부분 여성입니다.

4년 전 통계라 지금은 훨씬 더 많아졌을 겁니다.

이런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그들이 정규직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교원구몬, 재능, 웅진 등 학습지 회사와 1년짜리 단기계약을 맺고 회원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특고직, 다시 말해 특수고용직인 학습지 선생님들은 한 명 한 명 모두 개인사업자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구조지만 특고직 노동 현장은 일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회사 입장에선 아쉬울 게 별로 없는 철저한 '울트라 갑' 위주 구조입니다.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자석담요, 쌍둥이칼, 안마용품 등.

맞습니다. 과거 피라미드 혹은 네트워크 라고 하던 그런 판매방식이 유행일 때가 있었죠.

학습지 교사도 비슷합니다.

매월 수십만 원 단위로 월급이 롤러코스터 입니다.

회원이 나가면, 보유하고 있던 다른 회원에 대한 노동 대가도 확 떨어지는 아주아주 이상한 구조입니다.

그럼 어떡해야 할까요.

순식간에 학습지 교사 주변 사람들이 총동원됩니다.

내 아들과 딸이, 친구들과 지인들이, 친척들까지 동원해 가짜 회원들을 만들어야 할 때가 많은 겁니다.

실적에 따라 수수료율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인데요.

1년 정도 전에 취재했던 경험이 있는데, 아직도 크게 바뀌질 않았더군요.

50%를 유지해 달라는 게 결코 욕심이 아닌데 왜 관철이 안되는지 모르겠다고 선생님들은 말합니다.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학습지 교사들의 법적 신분 지위입니다.

2018년 대법원이 학습지 교사가 분명 노동자라고 판결했는데도 여전히 그들은 노동자 대우를 못 받습니다.

서울 성북구에서, 수원 인계동에서, 안양 비산동에서

노동자 아닌 노동자들이 이곳저곳에서 1인 피켓 시위를 벌였고 지금도 '해결돼야 할 권리'들과 다투고 있지만 아직 끝은 보이질 않습니다.

어린 우리 아이들과 최일선에서 고군분투 하시는 학습지 선생님.

그들이 편한 맘으로 이땅의 아들 딸들에게 참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학습지 회사의 애정 어린 관심과 시선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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